잠복음경만큼 문헌이 많으면서 합의가 적은 소아비뇨의학 주제도 드물다. 1919년 Keyes가 처음 기술한 이래 100년이 넘었지만 용어도, 분류도, 수술 적응증도 국제적으로 정립된 것이 없다. 국내에서도 몇 해 전 penoplasty에 대한 일괄적인 심사 삭감이 이루어지면서 학회 차원의 논의가 있었는데, 그 논쟁의 뿌리도 결국 여기에 있다. 적응증을 규정한 기준이 없으면 같은 수술이 누군가에게는 기능 교정이고 누군가에게는 미용이 된다.

두 편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1편에서는 용어와 병인, 분류, 그리고 음경 크기라는 잘 다루어지지 않는 축을 살펴본다. 적응증과 시기, 술식의 선택은 2편에서 다룬다.

용어 — 왜 수렴하지 않는가

Keyes는 1919년 이를 "음경이 제 피부집을 갖지 못해 복부·대퇴·음낭의 피부 아래에 묻혀 겉으로 없는 것처럼 보이는 상태"로 기술했다. 이후 buried penis, concealed penis, inconspicuous penis, hidden penis, congenital mega-prepuce, trapped penis, webbed penis가 저자들마다의 기준으로 다양하게 혼재되어 사용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함몰음경, 잠복음경, 매몰음경, 숨은음경이 혼용되며 의사마다 지칭 대상이 다르다.

용어가 수렴하지 않는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 어느 정도의 노출 저하부터를 이상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기준이 없다. 정상 노출 상태 자체가 정의되어 있지 않으니 경계를 그을 수 없다. 둘째, 증례마다 형태가 다르고, 관여하는 원인의 심한 정도와 음경 크기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일종의 스펙트럼 질환이다.

Hadidi(2014)는 이 혼란을 정리하려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선천성 스펙트럼 전체를 buried penis로 부르고, concealed penis라는 용어는 후천적으로 지방이 축적되어 늦은 나이에 나타나는 경우에 한정하자는 것이다. 논리적으로는 깔끔하지만 국내 진료 현장의 용례와는 어긋난다. 이 글에서는 잠복음경(concealed penis)을 상위 개념으로 두는 기존 용례를 유지하되, 이 제안이 존재한다는 점을 밝혀둔다. 용어 선택 자체가 아직 논쟁 중이라는 사실이 이 주제의 현주소다.

병인 — 관찰이 서로 어긋난다

일차성 잠복음경의 원인으로 가장 널리 받아들여지는 것은 비정상 섬유대(fibrous band)다. 치골상부 Scarpa 근막에서 음경 아래와 음낭 부위까지 이어지는 원형의 이형성 끈으로, 음경 체부를 안쪽으로 당긴다고 설명된다. 이 띠의 정체에 대해서는 음경을 지지하는 인대 중 하나인 fundiform ligament의 원위부 부착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여기에 음경 피부의 절대량 부족, 체부와 피부 사이 부착 이상, 그리고 penoscrotal fusion이 더해진다.

다만 이 소견들에 대한 보고는 서로 상당히 어긋난다. Crawford는 음경 체부를 복벽에 붙들어 매는 dartos 유사 섬유근층을 기술하며 이를 절개하면 음경이 제자리를 찾는다고 했다. Wollin 등은 체부 위 피부의 비정상적 가동성을 강조했다. Hadidi는 61명 전원에서 음경 피부와 근막의 비정상 가동성을 관찰했고 32명에서 fundiform·suspensory 인대의 이상 부착을 확인했다. 반면 Redman은 31명의 자기 증례에서 tunica dartos 이상도, 견인대도 전혀 관찰하지 못했다.

Anatomical contributors to concealed penis — pubic fat, phimotic ring, abnormal fibrous band, and penoscrotal webbing, shown in anterior and lateral cutaway views

같은 질환을 보면서 누구는 항상 있다고 하고 누구는 전혀 없다고 한다. 이는 술자마다 다른 것을 보고 있거나, 애초에 같은 질환이 아니거나 둘 중 하나다. 후자일 가능성이 높고, 그것이 분류가 정립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간과되는 축 — 지방이 아니라 비율

형태학적 이상 없이 과도한 치골상부 지방만으로 노출이 저해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데 여기서 자주 간과되는 것이 있다. 지방이 음경을 가린다는 판단은 어디까지나 음경 크기와의 상대적 관계다. 같은 두께의 지방층이라도 음경이 크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의상 잠복음경은 왜소음경을 배제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왜소음경 기준인 평균 -2.5 표준편차에 이르지 않으면서 정상보다 작은 회색지대에 속하는 환자가 상당수 존재한다. -2.5 SD를 백분위로 환산하면 대략 하위 0.5%에 해당하니, 그 위쪽으로 넓은 구간이 남는다.

이 회색지대가 잘 알려지지 않은 이유는 측정의 어려움이다. 소아 음경 크기 평가는 대부분 신전 길이(stretched penile length)로 하는데, 노출이 어렵고 당겨서 재기 힘든 환자에서 정확한 측정은 애초에 쉽지 않다.

음경 크기 축(왜소음경–회색지대–정상) 위에 잠복음경의 해부학적 인자 다섯 가지를 겹치는 원으로 배치하고 이차성 원인을 따로 둔 개념도

필자가 2021년 리뷰에서 제시한 위 도식은 이 관계를 한눈에 보여준다. 가로축이 음경 크기이고, 각 해부학적 인자는 그것이 임상 양상을 주도하는 경향이 있는 구간에 놓여 있다. 과도한 치골 전 지방은 회색지대에 걸쳐 있고, 피부–음경 부착 결여는 정상 크기 쪽으로 나가 있다. 같은 인자라도 음경 크기에 따라 문제가 되기도 하고 되지 않기도 한다는 것이 이 배치의 요점이며, 원이 겹치는 부분은 실제 환자에서 인자들이 공존한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그럼에도 실측 데이터는 이미 문헌에 있다. Hadidi의 61명(평균 15개월)에서 평균 신전 길이는 3.3 cm(범위 2.9~4.5)였고 47명이 짧은 음경 체부를 가지고 있었다. Redman이 31명(평균 12개월)에서 보고한 값도 평균 3.1 cm였다. 같은 논문이 인용하는 Elder의 정상치는 생후 6~12개월 4.3±0.8 cm, 1~2세 4.7±0.8 cm이다.

즉 이 환자군은 평균적으로 정상보다 작다. 그럼에도 Donahoe와 Radhakrishnan은 잠복음경에서 해면체와 귀두의 크기·발달이 정상이며 음경도 정상 크기라고 보고했고, 교과서적 서술은 지금도 대체로 이쪽을 따른다. 흥미로운 것은 Hadidi와 Redman 자신도 평균 이하의 측정치를 보고하면서 거기서 "음경 크기가 이 질환의 한 축"이라는 결론을 끌어내지는 않았다는 점이다. 측정은 되어 있는데 해석이 되어 있지 않다. 회색지대 논의에 새로운 자료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자료를 제대로 읽는 것이 먼저다.

분류 — 시도의 역사

1977년 성형외과의 Crawford가 처음으로 체계적 분류를 시도했다. 노출 정도를 기준으로 concealed penis, buried penis(부분/완전), penoscrotal web으로 나누었다. 1986년 Maizels 등은 은폐 기전을 기준으로 buried penis, webbed penis, trapped penis, micropenis의 4범주를 제시했고, 범주에 따라 술식을 달리 했다.

2015년 Nature Reviews Urology에 실린 Cimador 등의 정리는 concealed penis를 대분류로 두고 그 아래 buried penis, webbed penis, trapped penis를 두었다. buried penis의 정의는 이전 것들을 차용하며 명확히 하지 않았다.

분류들이 공통으로 주목해 온 소견이 하나 있다. 내피(inner prepuce)와 그 아래 dartos 층의 이상이다. 내피가 과도하게 길고 dartos가 두껍고 신축성이 없는 형태로, 심한 경우 배뇨 시 포피 안에 소변이 갇혀 풍선처럼 부풀고 손으로 짜내야 한다. 저자마다 이를 다른 이름으로 불러 왔지만 가리키는 실체는 같다.

이 dartos가 실제로 어떻게 다른지는 조직학적으로 확인되어 있다. 매몰음경·요도하열·정상 각 20명의 dartos를 비교한 전향 연구(Shalmont 등, 2018)에서 매몰음경의 dartos는 콜라겐 섬유가 굵지만 수가 적고 elastin이 감소해 있었으며, 이 양상은 요도하열의 dartos와 유사했다. 매몰음경 dartos에서 단절된 elastin이 관찰된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같은 연구에서 혈관은 잘 발달해 있어 섬유화 조직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결론지었다. 두껍고 신축성이 없는 dartos는 잠복음경의 흔한 동반 소견이며, 요도하열의 그것과 조직학적으로 닮아 있다.

이 소견이 임상적으로 중요한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수술 후 부종이다. elastin이 적고 단절된 조직은 신축성이 떨어지고 림프 환류가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며, 여기에 수술 박리가 더해지면 부종이 쉽게 생기고 오래 갈 수 있다. 다른 하나는 부종이 남기는 모양의 문제다. 두꺼운 dartos가 부풀어 있는 동안 음경의 윤곽이 뭉툭해지고, 부종이 빠진 뒤에도 피부가 남은 것처럼 자리를 잡아 외형에 영향을 준다. 아직 검증된 기전이 아니라 가설이지만, 이 술식에서 부종과 그에 따른 외형 불만이 잦은 이유를 설명할 후보로 2편에서 다시 다룬다.

Hadidi(2014)는 이 내피 이상(그는 long inner prepuce, LIP라 부른다)을 분류의 축 자체로 삼았다. 내피 이상 단독을 Grade I로 두고, 여기에 fundiform·suspensory 인대의 이상 부착이 더해지면 Grade II, 과도한 치골상부 지방까지 동반되면 Grade III로 나누는 방식이다.

그는 배뇨 시 풍선처럼 부푸는 양상(O'Brien 등이 1994년 congenital megaprepuce로 명명한 것)도 별개 질환이 아니라 Grade I의 변이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 증례들을 다시 살펴보면 과잉인 것은 결국 내피이며, 간헐적 팽창도 협착이 아니라 판막 유사 기전 때문이라는 것이다. 반면 Shenoy와 Ferro는 이를 별개 질환으로 보고 수술 계획도 달라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형으로 볼 때 실제로 보는 세 가지

기존 분류들이 모호한 이유는 앞서 적은 대로다. 실제로 환자를 보며 판단할 때 필자가 중요하게 보는 축은 세 가지다.

첫째, 음경 크기와 주변 조직의 비율. 치골상부 지방이라는 표현보다 포괄적인 개념으로, 결국 이 비율이 노출 상태를 좌우한다. 앞서 다룬 회색지대 문제가 여기에 걸린다.

둘째, penoscrotal fusion(webbing)의 동반 여부. 구조적 문제이며 성장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셋째, 내피 dartos 이상의 동반 여부. 내부 상태이므로 술 전에 예상하기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으나, 수술 후의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염두에 두게 된다.

이 세 축을 쓰는 이유는 그것이 더 정확한 분류라서가 아니라, 각 축이 서로 다른 처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첫째 축이 주된 문제라면 수술의 효용이 낮고, 둘째 축은 수술로만 해결되며, 셋째 축은 술식 선택을 바꾼다.

여기까지가 진단과 개념의 영역이다. 이 세 축을 어떻게 읽느냐가 곧 수술 여부와 술식의 선택으로 이어지며, 그 부분은 2편에서 다룬다.

참고문헌

김상운 (Sang Woon Kim, MD)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 캐나다 토론토 Visiting Scholar
본 내용은 학술적 참고 목적입니다. 술식 전환의 경위와 현재 술식에 대한 서술은 필자의 임상 경험에 기반한 것으로 체계적 비교 연구의 결과가 아니며, 진행 중인 설문 연구의 구체적 결과는 별도 보고 예정입니다. 개별 환자에 대한 진료 결정은 담당 임상의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