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발생기전을 보는 시각의 변화와 예후)에서는 잠복고환의 원인론이 어떻게 바뀌어 왔는지와 부성 성립률로 본 장기 예후를 다뤘다. 2편에서는 실제 수술 술기를 위치·상황별로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다룬다.

접근법 선택 — 음낭 접근과 서혜부 접근

촉지되는 잠복고환에서 음낭 접근(scrotal approach)과 전통적인 서혜부 접근(inguinal approach) 중 무엇을 택할지는 실용적인 질문이다. Bianchi와 Squire가 1989년 처음 기술한 음낭 접근은, 음낭 상부나 낮은 서혜부처럼 심하지 않은 위치의 잠복고환에는 절개 하나로 충분히 적용하기 쉽고 수술 시간도 짧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한계도 분명하다. 음낭 절개만으로는 내서혜륜(internal ring) 근처까지 충분히 박리해 올라가기가 구조적으로 어렵다 — 외서혜륜(external ring)을 위쪽으로 견인해 그 안의 정삭(spermatic cord) 구조를 들여다보는 방식이라, 그 이상 근위부로는 시야와 조작 범위가 제한된다. 이 때문에 고환혈관의 근위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며 박리하기가 까다롭고, 실제로 고위 서혜부·내서혜륜 부근에 위치한 경우일수록 음낭 접근이 실패해 서혜부 절개로 전환되는 빈도가 늘어난다는 것이 초기 시리즈에서부터 보고되어 왔다(Bianchi & Squire, 1989; Bassel 등). 최근 메타분석에서도 음낭 접근의 서혜부 전환율이 약 3.6~7.3%로 보고된다.

따라서 실전에서 음낭 접근은 촉진상 고환이 음낭 상부 부근까지 내려와 있는 경우에 한해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지로 두는 편이 안전하다. 위치가 불확실하거나 내서혜륜에 가깝다고 판단되면 처음부터 서혜부 접근을 택하는 것이 합리적이며, 음낭 접근으로 시작하더라도 서혜부 절개로의 전환 가능성은 항상 열어두어야 한다. 복강경은 원래 비촉지 고환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도입된 접근법으로, 촉지 가능한 저위 고환까지 일률적으로 복강경을 적용하는 것은 표준 술기라기보다 술자·기관의 선호에 가깝다는 점을 분명히 해둘 필요가 있다(아래 callout 참고).

복강경 수술은 언제 하는가

복강경의 본래 적응증은 두 가지다. 첫째, 비촉지 고환의 위치 확인 — 서혜부·복강 내 어디에도 만져지지 않는 경우, 영상검사의 낮은 진단 성능 때문에 복강경이 사실상의 기준 검사가 된다. 비촉지 고환에 대한 초음파의 진단 성능을 종합한 메타분석(12개 연구, 591예)에서는 민감도 45%, 특이도 78%에 그쳤다(Tasian & Copp, 2011) — 음성 결과가 나와도 복강 내 고환의 존재를 배제할 근거로 쓰기 어렵다는 뜻이다. 둘째, 복강 내(고위) 고환의 치료 — 정삭 혈관이 짧아 한 번에 음낭까지 내리기 어려운 경우, 복강경을 통한 1차 혈관 처리 후 2차 수술로 이어지는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

1차 대 2차 수술 — 위축률의 시대적 변화와 근거

복강 내 고위 고환의 치료 성적은 지난 수십 년 사이 뚜렷한 흐름을 그려왔다. 개복 수술이 표준이던 시기에는 Fowler-Stephens 술식의 위축률이 상당히 높게 보고되었지만, 복강경이 도입되면서 정밀한 시야 확보와 최소 침습적 박리가 가능해져 위축률이 극적으로 개선되었다 — 특히 이 개선 효과는 2단계(단계적) 접근과 결합되었을 때 두드러진다. 문헌에 보고된 위축률의 대략적인 범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술식보고된 위축률
일반적인(저위) 고환고정술약 0.15~3% (여러 코호트 종합)
Fowler-Stephens, 단일 단계약 17.3% (2025년 메타분석 pooled 값)
Fowler-Stephens, 단계적(2차)약 11% (2025년 메타분석 pooled 값)

단계화라는 개념 자체가 이 위축률에 대한 대응으로 나왔다. 1959년 Fowler와 Stephens가 기술한 원래의 술식은 혈관 결찰과 고환 이동을 한 번에 시행하는 단일 단계였다. 1984년 Ransley 등은 1차 수술에서 고환 자체는 전혀 건드리지 않고 고환혈관만 결찰해 두고, 정관 동반 혈관을 통한 곁순환이 발달할 시간을 준 뒤 2차에서 비로소 고환을 박리해 내리는 방식을 제안했고, 이후 단계적 접근이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가장 최근의 체계적 문헌고찰·메타분석(Fung 등, 2025)에서도 이 대비는 통계적으로 유의했다 — 단일 단계 대비 2단계 접근이 전체 성공률은 유의하게 높이고(OR 2.57, 95% CI 1.50-4.39, p=0.0006), 위축 위험은 유의하게 낮췄다(OR 0.48, 95% CI 0.28-0.79, p=0.004). 2단계 접근이 곁혈관(collateral)이 충분히 발달할 시간을 벌어주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진단적 복강경이 필요한가

비촉지 고환에서 진단적 복강경을 생략할 수 있는지는 실용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답은 대체로 "필요하다"는 쪽이다. 마취 하 재검진에서도 만져지지 않는 고환은 ① 맹관으로 끝나는 정관·혈관(고환 소실, vanishing testis), ② 복강 내 고환, ③ 고환 결절(nubbin) 또는 위축된 고환 흔적 중 하나인데, 이 셋을 구별하는 데 있어 복강경만큼 정확하고 즉시 치료로 이어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초음파·MRI로 복강 내 고환을 사전에 확인하려는 시도는 민감도가 떨어져 음성이어도 배제 진단으로 쓰기 어렵다.

Shehata 술식 — 보완적 대안으로서의 위치

Fowler-Stephens의 근본적 트레이드오프는 "정삭 혈관을 희생해 곁혈관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점점 더 많이 시행되고 있는 Shehata(견인, traction) 술식은 이 전제 자체를 다르게 접근한다. 정삭 혈관을 결찰하지 않고, 1차 수술에서 고환을 복벽에 봉합해 견인력을 가해 정삭의 길이를 점진적으로 늘린 뒤, 수 주~약 3개월 후 2차 수술에서 혈관을 보존한 채로 고환을 음낭까지 내린다.

Shehata 술식의 2단계: 1차 견인 고정과 2차 봉합 제거·하강을 비교한 모식도

메타분석(Azizoglu et al., 2024, J Pediatr Urol) 기준으로 Shehata 술식은 Fowler-Stephens 대비 더 높은 전체 성공률(87% vs 74%)과 더 낮은 위축률(5% vs 12%)을 보였다. 주혈관을 보존한다는 원리 자체가 이론적으로 위축 방지에 유리한 것은 분명하다.

다만 실제로 시행해 본 입장에서 하나 덧붙이자면, Shehata 술식으로 Fowler-Stephens만큼의 하강 길이를 얻기가 늘 쉽지만은 않았다. 견인만으로 확보할 수 있는 길이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어서, 복강 내 고위 고환 전체를 이 술식으로 대체하기보다는 — 고환동맥 길이가 다소 짧아 혈관을 살려서 내리는 conventional orchiopexy(Fowler-Stephens가 아닌 표준 고환고정술)가 아슬아슬하게 어렵고, 동시에 반대쪽 고환의 상태가 좋지 않아 위축을 최대한 피하고 싶은 상황처럼 특정 조건에서 선택할 만한 보완적 술식으로 이해하는 편이 실전에 더 가깝다. 비교적 최근 술식이라 국내에서는 아직 시행 기관이 제한적이고, 장기 가임력 데이터도 Fowler-Stephens만큼 축적되지 않았다.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우려 — 개인적 관찰

최근 임상 현장에서 복강 외(서혜부·상음낭) 고환에도 복강경 고환고정술을 일률적으로 적용하는 사례를 심심찮게 접한다. 이 흐름의 배경에는 임상적 근거보다 수가·마케팅 등 금전적 유인이 작용하는 경우가 있어 보인다는 것이 개인적인 우려다. 복강경은 원래 비촉지·복강 내 고환을 위해 발전한 술식이다. 서혜부고환에 무리하게 적용할 경우, 충분한 길이를 얻기 위해 내서혜륜 주변을 과도하게 박리하는 과정에서 정상 구조가 손상될 가능성이 있고, 고환을 복강 내로 끌어올려 재배치하는 견인 과정에서 오히려 고환·정관 혈관 손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는 학술적으로 확립된 통계라기보다 진료 현장에서 느끼는 경향에 대한 개인적 소견이며, 근거 문헌으로 뒷받침된 결론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둔다.

참고문헌

김상운 (Sang Woon Kim, MD)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 캐나다 토론토 Visiting Scholar
본 내용은 학술적 참고 목적이며, 특히 "임상 현장에서 느끼는 우려" 부분은 확립된 통계가 아닌 개인적 관찰임을 밝힙니다. 개별 환자에 대한 진료 결정은 담당 임상의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