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복고환 수술을 하고 석 달쯤 지난 외래였다. 고환은 음낭 안의 좋은 위치에 있었고, 상처도 잘 아물어 있었다. 특별히 걱정할 만한 소견도 없었다. 진료를 마치고 보호자가 문을 나서다가 다시 뒤를 돌아 물었다.

"그래서 수술은 잘 된 거죠?"

나는 잠깐 생각하다가 대답했다. "네. 잘 된 것 같습니다." 보호자가 바로 되물었다.

"같습니다? 그게 뭐예요. 잘 됐으면 잘 된 거지."

그 말이 꽤 오래 기억에 남았다. 돌이켜보면 보호자의 반응은 당연했다. 아이를 수술시키기까지 여러 번 고민했고, 수술실 앞에서 기다렸고, 석 달 동안 경과까지 지켜봤다. 이제 의사에게서 듣고 싶은 말은 복잡하지 않았을 것이다. "잘 됐습니다."

그런데 나는 왜 그 간단한 말을 선뜻 하지 못했을까. 돌이켜보면 내 성격도 한몫했을 것이다. 나는 좋은 결과를 보고도 쉽게 "좋다"고 단정하는 편이 아니라, 잘된 것을 보면서도 아직 확인하지 못한 부분이나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는 일을 먼저 떠올리는 편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그런 성향을 더 강화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날도 그랬다. 고환은 좋은 위치에 있었고, 위축을 의심할 만한 모습도 없었다. 지금까지의 경과만 보면 분명 잘된 수술이었다. 그런데 "잘됐습니다"라고 말하려는 순간, 머릿속에서는 조금 더 먼 생각들이 따라왔다. 앞으로도 고환의 위치와 크기가 잘 유지될지, 훗날 정자를 만드는 기능은 어떨지, 그리고 잠복고환이었다는 사실 자체가 남기는 고환암의 장기적인 위험은 어떤지.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 지금의 좋은 결과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알고 있는 그런 가능성들이 경쾌하게 나가려던 대답을 뒤에서 조금 끌어당겼다. 보호자는 지금의 결과를 묻고 있었는데, 나는 이미 한참 뒤의 미래를 떠올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미래의 가능성을 하나하나 늘어놓는 것이 좋은 설명은 아니다. 보호자는 이미 충분히 걱정하고 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낮은 확률의 문제를 빠짐없이 이야기하는 것이 정확한 정보 전달이라기보다 새로운 불안을 만드는 일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는 이유로 "이제 아무 문제 없습니다"라고 말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모든 위험을 설명하는 것도, 모든 불안을 없애주는 것도 아닐 것이다. 지금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할 수 없는 것의 경계를 정확하게 알려주는 것. 그리고 그 경계 안쪽의 일은 분명하게 말해주는 것.

지금 다시 같은 질문을 받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 같다. "네, 수술은 잘 됐습니다. 지금까지 경과도 좋습니다. 다만 아이가 자라면서 한 번 더 확인할 부분이 있으니, 사춘기쯤 다시 한 번 보러 오세요." 지금 생각하면 그때의 나는 정확하게 말하려다가 미래에 대한 생각을 현재의 대답에 너무 많이 끌어들였던 것 같다. '잘됐다'는 말과 '앞으로 아무 문제도 없다'는 말은 다르다. 그 둘을 구분하고 나면, 지금 잘되어 있는 것에 대해서는 오히려 더 분명하게 말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잠복고환에만 있지 않다. 소아비뇨의학에서 하는 많은 수술은 아이가 아주 어릴 때 이루어지고, 결과를 묻는 시점은 그로부터 한참 뒤에도 계속 돌아온다. 요도하열이라면 수술 직후에는 요도구의 위치와 합병증을 보지만, 아이가 사춘기를 지나면 어릴 때는 알 수 없었던 만곡이나 배뇨, 성기능에 대한 질문이 새로 생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몸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부모나 수술자가 대신 결정할 수 없다.

그래서 '잘 된 수술'을 평가하는 사람도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 처음에는 수술자가 본다. 그 다음에는 부모가 바라본다. 하지만 결국 그 몸으로 살아가는 사람은 환자 자신이다. 세 사람의 판단이 항상 같지는 않다. 사진으로는 완벽하지 않아도 아무 불편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 있고, 의사가 보기에는 좋은 결과인데 정작 본인은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니 수술의 성공은 한 번의 외래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수술자는 그날 할 수 있는 일을 잘해야 하고, 부모는 아이가 자라는 시간을 지켜본다. 그리고 우리가 어린 시절에 만들어 놓은 결과가 정말 좋은 것이었는지는, 그 아이가 자신의 몸으로 살아보면서 알게 된다.

잘 된 수술이라는 말은 그래서 생각보다 긴 시간을 품고 있다. 그 수술이 잘되었는지를 마지막으로 말할 사람은, 그 수술을 받은 아이가 아닐까.

Dr. 김상운 (Sang Woon Kim, MD)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 캐나다 토론토 Visiting Scholar
2026년 10월, 토론토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