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도하열의 발생을 이해하려면 정상 요도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부터 보아야 한다.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지금 당연하게 설명하는 요도 발생 과정이 불과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상당히 다르게 이해되고 있었다는 점이다.

이 글은 발생 과정을 다시 설명하기보다 어떤 연구가 기존의 생각을 바꾸었는지를 따라간다. 과정 자체는 임상의용 4편에 정리해 두었다.

1954 — Glenister: 귀두 요도는 피부가 안으로 자라 들어와 만들어진다

Glenister TW. The origin and fate of the urethral plate in man. J Anat. 1954;88(3):413-425.

Glenister는 사람 태아의 연속 절편을 관찰하고, 음경체부 요도는 요도판(urethral plate)에서 만들어지지만 귀두의 원위부 요도는 표면 외배엽이 안으로 자라 들어와 형성된다고 제안했다. 이른바 외배엽 함입(ectodermal ingrowth) 이론이다.

이 논문이 바꾼 것

사람 태아 해부를 근거로 음경체부 요도와 귀두 요도의 기원을 나누어 설명한 모델이었다. 이후 여러 세대의 교과서가 이 구분을 그대로 실었고, "귀두 요도는 외배엽성"이라는 서술은 비교적 최근 문헌에서도 발견된다.

보여줄 수 없었던 것

1950년대의 형태학만으로는 세포의 계통(lineage)을 확인할 수 없었다. 원위부 요도 상피가 중층편평상피로 피부처럼 보인다는 관찰에서 피부에서 왔다로 넘어가는 단계는 추론이었고, 그 추론을 검증할 도구가 당시에는 없었다.

1999 — Kurzrock: 편평상피라고 해서 외배엽인 것은 아니다

Kurzrock EA, Baskin LS, Cunha GR. Ontogeny of the male urethra: theory of endodermal differentiation. Differentiation. 1999;64(2):115-122.

여기서 방향이 바뀐다. 재태 5~22주 사람 태아 음경 표본 36례에 cytokeratin 면역조직화학을 적용한 결과, 요도판은 요생식동(urogenital sinus)에서 시작해 음경 끝까지 연속되어 있었고 내강을 유지하고 있었다. 고형 외배엽 함입의 증거는 관찰되지 않았다.

저자들은 대신 내배엽 기원 요도 상피가 발생 과정에서 중층편평상피 표현형으로 분화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 제안을 관찰로만 두지 않았다 — 생쥐 태아 방광 상피를 쥐 태아 생식결절 간엽과 재조합해 무흉선 생쥐 신피막 아래에서 키우자 요로상피가 중층편평상피로 분화했다. 간엽의 신호가 상피의 표현형을 바꿀 수 있다는 직접적인 실험 근거다.

이 논문이 바꾼 것

"귀두 요도가 편평상피이므로 외배엽에서 왔다"는 추론의 연결고리를 끊었다. 상피의 외형은 기원이 아니라 분화의 결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남아 있던 것

이 논문은 귀두를 포함한 요도 전체가 요도판의 신장·소실과 요도주름의 복측 융합으로 끝까지 만들어진다고 보았다. 즉 기원은 내배엽으로 바꾸었지만 기전은 여전히 "끝까지 융합"이었다. 이 부분은 20년 뒤 같은 연구실에서 다시 수정된다.

2014 — Hadidi: 사람 태아를 다시 보면 두 모델 모두 부족하다

Hadidi AT, Roessler J, Coerdt W. Development of the human male urethra: a histochemical study on human embryos. J Pediatr Surg. 2014;49(7):1146-1152.

재태 6~14주 사람 배아 15례의 연속 조직 절편 관찰이다. 음경체부 요도는 고형 상피판 → 깊은 요도구(groove) → 융합된 요도의 3단계를, 귀두 요도는 고형 상피판 → 맹관(blind central canal) → 깊은 귀두 홈 → 포피판(preputial lamella)에서 오는 바닥의 4단계를 거친다고 기술했다. 외배엽 함입은 여기서도 관찰되지 않았다.

부수적이지만 눈에 띄는 관찰이 하나 있다. 재태 14주에도 요도구는 음경체부 중간까지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원위부가 가장 늦게 완성된다는 임상적 인상과 맞는 소견이다.

주의해서 읽어야 할 부분

Hadidi의 귀두 모델은 뒤에 나올 UCSF 그룹의 직접 관강화(direct canalization) 모델과 같지 않다. 그는 귀두 요도가 일단 맹관을 만든 뒤 바닥이 열려 홈이 되고, 그 바닥을 포피판이 덮어 완성된다고 보았다. 2014년 시점에도 귀두 요도가 어떻게 완성되는지에는 합의가 없었다. 이 논문의 가치는 새 이론을 세운 데 있다기보다, 단순 융합 모델과 외배엽 함입 모델 어느 쪽으로도 사람의 요도 발생이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다시 보여준 데 있다.

2015 — Li: 열리는 지퍼와 닫히는 지퍼

Li Y, Sinclair A, Cao M, Shen J, Choudhry S, Botta S, Cunha G, Baskin L. Canalization of the urethral plate precedes fusion of the urethral folds during male penile urethral development: the double zipper hypothesis. J Urol. 2015;193(4):1353-1359.

재태 6.5~16.5주 사람 태아 표본을 optical projection tomography와 연속 절편으로 관찰했다. 먼저 고형 요도판이 원위부로 관강화되면서 양쪽에 상피 가장자리를 가진 열린 홈을 만들고(opening zipper), 그 뒤를 따라 두 상피면이 융합하며 관을 만든다(closing zipper). 전 과정이 약 10주에 걸쳐 진행되었다.

관찰을 뒷받침한 것은 증식·세포사 염색이었다. Ki67은 요도판의 배측에 국한되어 나타났고 caspase 3는 관찰되지 않았다. 홈이 열리는 과정이 세포 소실이 아니라 증식을 동반한 재배열로 일어난다는 뜻이며, 요도판의 '용해'를 상정하던 이전 서술과 갈라지는 지점이다.

이 논문이 바꾼 것

요도는 두 벽이 붙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먼저 열리고, 그 뒤에서 닫힌다. 요도하열을 'fusion failure' 한 단어로 부르기 어려워지는 자리다. 두 지퍼는 서로 다른 과정이고, 서로 다른 시점에 서로 다른 방해를 받을 수 있다.

2018 — 귀두에서는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Liu X, Liu G, Shen J, et al. Human glans and preputial development. Differentiation. 2018;103:86-99. · Liu G, Liu X, Shen J, Sinclair A, Baskin L, Cunha GR. Contrasting mechanisms of penile urethral formation in mouse and human. Differentiation. 2018;101:46-64.

정상 사람 태아 음경 48례를 주사전자현미경·OPT·연속 절편으로 본 후속 연구다. 음경체부에서 closing zipper가 관을 완성할 무렵(약 13주), 요도판의 관강화는 귀두 안쪽으로 근위부에서 원위부 방향으로 계속 진행한다. 그런데 귀두에서는 열린 홈을 만들지 않는다. 고형 요도판 안에서 바로 내강이 생겨 끝 쪽으로 나아간다 — 직접 관강화다.

이 과정에서 요도판은 처음에 복측 표피와 상피 이음매(epithelial seam)로 붙어 있다가, 이 이음매가 재형성·제거되면서 귀두 요도의 복측에 간엽이 연속된다. 가장 복측의 요도판 세포들은 요도에서 떨어져 나와 표피로 재흡수되며 표지자 발현을 잃는다. 이 재형성 과정에서 cytokeratin 7, FoxA1, uroplakin이 단계적으로 발현되는데, 모두 내배엽성 상피의 표지자다. 저자들은 이 과정이 안드로겐의 조절을 받는다고 보았다.

포피는 약 12주에 귀두의 배측에서 먼저 생기고, 복측 요도판의 재형성이 근위부에서 원위부로 끝난 뒤에야 복측 정중선에서 만난다. 포피의 복측 폐쇄가 가장 늦다는 임상 소견의 발생학적 근거가 여기 있다.

사람에서 가장 흔한 요도하열은 두 기전이 만나는 자리에서 생긴다

같은 해의 비교발생 논문은 생쥐와 사람이 정반대라는 점을 지적한다. 사람은 귀두에서 직접 관강화, 음경체부에서 융합인 반면, 생쥐는 근위부가 직접 관강화이고 원위부가 융합이다. 저자들은 사람에서 요도하열의 빈도가 가장 높은 지점이 이 두 기전이 만나는 경계라고 적었다.

생쥐 모델의 원위부 요도 형성을 사람에 그대로 옮겨 읽을 때 주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60년 동안 무엇이 달라졌나

연구당시의 중심 개념이후 달라진 부분
Glenister, 1954 음경체부 = 요도판, 원위 귀두 = 외배엽 함입 원위부의 외배엽 기원에 의문이 제기됨
Kurzrock, 1999 요도판은 요생식동에서 끝까지 연속된 내배엽 기원은 내배엽으로. 다만 기전은 여전히 "끝까지 융합"
Hadidi, 2014 사람 태아 형태의 재검토 — 체부 3단계, 귀두 4단계 단순 융합·함입 모델의 한계가 드러남. 귀두는 여전히 미합의
Li, 2015 Opening zipper + closing zipper 체부 형성이 순차적인 두 과정으로 분리됨
Liu · Baskin · Cunha, 2018 귀두 = 직접 관강화, 포피는 배측 먼저·복측 마지막 체부와 귀두의 기전이 분리됨. 생쥐와 사람의 패턴이 반대

이 논문들에서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double zipper'라는 이름 자체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요도가 한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음경체부에서는 고형 판이 열려 홈을 만들고 그 뒤에서 융합이 일어난다. 귀두에서는 열린 홈 없이 안에서 직접 내강이 생긴다. 포피의 복측 폐쇄는 이 과정들과 시간적으로 맞물려 있고, 가장 늦다.

그래서 요도하열에서 보이는 요도구의 위치 이상, 복측 피부 부족, dorsal hood, 그리고 일부의 만곡을 서로 독립된 네 가지 문제로 보기보다 같은 시기에 진행되는 여러 발달 과정이 서로 다른 정도로 영향을 받은 결과로 읽는 편이 임상적으로도 유용하다. 근위부로 갈수록 여러 소견이 함께 가는 경향, 반대로 귀두형에서 포피가 비교적 온전한 경우가 있는 것 모두 같은 틀 안에서 설명된다. 다만 만곡은 피부·dartos·요도판·해면체 불균형 등 여러 기전이 함께 관여할 수 있어, 이 하나의 틀로 모두 환원되지는 않는다.

한 가지 더. 이 60년은 교과서의 한 문장이 바뀌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리는지도 보여준다. 외배엽 함입은 1999년에 사실상 반박되었지만 그 뒤로도 오랫동안 교과서와 종설에 남아 있었다.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말하는 것 중에도 아직 검증되지 않은 추론이 섞여 있을 수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글

요도하열 4편 — 요도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이 글이 "우리가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되었는가"라면, 4편은 "그래서 지금은 이렇게 설명한다"에 해당한다.

요도하열 5편 — 정말 늘고 있는가, 그리고 왜 생기는가
생쥐 모델의 한계가 원인 연구에서 어떻게 문제가 되는지는 5편에서 다룬다.

참고문헌

김상운 (Sang Woon Kim, MD)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 캐나다 토론토 Visiting Scholar
본 내용은 학술적 참고 목적이며, 개별 환자에 대한 진료 결정은 담당 임상의의 판단을 따라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