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인 레이크, 밴프 국립공원
From the Clinic
질환 정보나 논문 요약이 아니라, 의사로서 느끼는 개인적인 기록들을 남기는 공간입니다.
아버지의 수술을 맡길 의사를 고르면서, 같은 병원 교수인 나도 결과 자료에는 닿기 어려웠다. 끝내 기준이 된 것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인가였고, 그 질문은 나에게 돌아왔다.
수술하는 의사는 수술하기를 좋아하고, 그 마음을 참는 것이 실력이라고 했다. 관찰을 권하기까지 무엇을 재고 망설이는지, 그리고 그 판단이 틀린 것처럼 보였던 어느 새벽에 대하여.
"그래서 수술은 잘 된 거죠?" 선뜻 "잘 됐습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던 이유와, 확인된 것과 아직 확인할 수 없는 것의 경계에 대하여.
카페의 입소문에서 AI로. 정보는 달라졌지만 여전히 비어 있는 자리가 있고, 정보와 지식과 판단은 서로 다른 단계다.
수술실의 작은 장면에서 시작해, 후배들이 소아 수술의 길을 선택하지 않는 조건들을 하나씩 짚어본다. 사명감의 문제가 아니라는 이야기.
이 아카이브를 시작하며 — 전공의 시절의 기억과 좋은 의사에 대한 철학, 그리고 이 사이트를 만들게 된 이유.